금융증권부 윤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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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락장이 계속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을 넘어 1457.64(3월 19일)로 주저앉기까지는 불과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위험자산, 안전자산 등 세계 금융시장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여기저기 곡소리가 나왔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바닥이 어딘지 논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고, 펀드매니저들 역시 패닉에 빠졌다.
이런 와중에 최근 증권가에서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쉴 새 없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최근의 ‘패닉장’을 저점 매수의 기회로 보고 순매수 행진에 나선 셈이다.
특히 이들이 주목한 종목은 대장주인 ‘삼성전자’였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국내 증시가 반등할 때 제일 먼저 오르는 종목이 바로 ‘삼성전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한달 간 삼성전자를 5조8200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던진 물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모조리 받아낸 것이다.
사실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거침없이 살 수 있었던 것은 2년 전 액면분할이 신의 한 수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2018년 5월 주당 250만원짜리 주식을 5만원짜리로 액면분할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가 한결 쉬워졌다.
삼성전자는 당시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기회를 갖게 되고,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삼성전자의 선제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과 개인투자자들의 ‘저점 매수’ 전략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합작품을 만들어낸 셈이다.
여기에 폭락장 속에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주요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노력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23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주식 13만9천주와 현대모비스 주식 7만2552주를 장내 매입했다. 정 수석부회장 뿐만이 아니라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각 그룹 총수와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도, 일상생활도 답답해진 요즘이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코로나19가 빨리 지나가길, 하루라도 빨리 ‘일상’이 찾아오길 바라고 있다. 개인투자자들과 주요 금융사들 CEO, 금융권 종사자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과 CEO들의 주주가치제고안을 통해 조금씩 ‘희망’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투자자들이 주식 계좌를 보고 하루라도 빨리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