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3억원 반대' 뿔난 개미들…'靑 국민청원' 답변 나올까

나유라 기자 2020-10-27 15:36:14

홍남기 해임·양도세 폐기 요청 20만명 동의
정부 ‘대주주 3억원 강화’ 방침 고수
개인들 이달 들어 매도세 전환
대주주 요건 반발 VS 단순 의사결정 분석 엇갈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건을 넘어서면서 정부가 해당 안에 대해 어떠한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일단 개인투자자들의 해임 요구에도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안이 수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양도세에 따른 영향인지를 놓고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홍남기 기재부 장관 해임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20만8504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달 2일 청원이 만료된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이제는 폐기되어야 할 악법입니다’는 글도 21만6844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청원인들은 해당 글에서 대주주 3억원이 시행될 경우 주식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개미들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새로운 장관을 임명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 정서상 10억원의 대주주는 인정할 수 있지만, 3억원의 대주주는 조세저항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전형적인 탁상 행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는 내년부터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주식 보유액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안이 담겨있다. 이는 2018년 개정된 예고 규정이다. 이로써 올해 연말 기준으로 대주주는 내년 4월 이후 해당 종목을 팔아 수익을 낼 경우 22~33%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홍 부총리는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에도 "해당 사안은 정부가 지금 결정한 것이 아니라 2017년 하반기에 결정한 것"이라며 대주주 3억원에 대한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반발에도 정부가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주주 요건을 강화하는 안을 수정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대주주 요건 10억원을 유예한 후 2023년부터 주식양도차익 과세를 전면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주주 요건을 2년간 유예한다고 해도 투자자들의 거래비용만 증가할 뿐 세수 확대 효과는 강하게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다만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정부의 양도세에 반발해서 나온 물량인지를 놓고는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코스피를 순매수하던 개인투자자는 10월 들어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개인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85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최근 개인들의 매도세는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포지션 조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아직 양도세 과세 대상이 정해지기까지는 2개월의 시간이 남은 만큼 일반적인 의사결정에 기반한 것으로 보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대주주 요건 강화가 개인들의 매도세를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연말 대주주 3억원 과세 방침을 놓고 코스닥을 중심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확실한 투자처도 없고 지수도 고점을 찍고 하락세인 만큼 일찌감치 주식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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