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편중 국내 반도체업계… 전력반도체, 새 먹거리로 부상
정부 지원 속 중국 기업들, 전력반도체 산업 적극적 행보
삼성전자·SK하이닉스·DB하이텍…전력반도체 주도권 확보 치열
▲SK파워텍이 부산 신규 공장 시험가동을 마치고 전기차 핵심 부품인 SiC(실리콘카바이드·탄화규소) 전력반도체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사진은 SK파워텍 품질팀 구성원이 6인치 웨이퍼 제품 출하 직전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
4일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450억달러(58조7250억원)에서 올해 530억달러(69조165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에 들어오는 전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2차전지·자율주행 기술 등으로 전자장치 활용이 늘어나는 자동차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전력반도체는 실리콘(Si) 단일 소재로 생산되어 왔지만, 현재 실리콘카바이드(SiC)와 갈륨나이트라이드(GaN) 같은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SiC·GaN 반도체를 ‘3세대 반도체’로 부르며 정부 주도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시행된 13차 5개년 규획, 2021년 14차 5개년 규획에 잇달아 3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 및 양산을 명시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중국의 전력반도체 기업인 실란은 지난해 SiC 전력반도체 생산라인의 설치를 마쳤다. 현재 실란의 전력반도체 6인치 웨이퍼 생산량은 2000장 수준인데 올해 연말까지 6000장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 반도체 기업 삼안광전은 유럽 주요 전력반도체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협력해 중국 현지에 대규모 SiC 웨이퍼 제조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투자 규모는 4조원에 이른다. 삼안광전은 현재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SiC와 GaN 반도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새롭게 건설될 공장은 오는 2025년 4분기부터 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전체 증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 역시 삼성전자, SK그룹, DB하이텍 등이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전력반도체 1위 기업인 독일의 인피니언으로부터 전력반도체 생산물량을 수주했다. 이어 DS(반도체) 사업부문에 ‘전력반도체 테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 전력반도체 TF는 SiC·GaN 등 업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화합물’ 기반 전력반도체 구현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 파운드리 라이벌인 대만 TSMC가 2020년 이미 GaN 반도체 생산 사업을 시작한 만큼, 삼성 파운드리와 연계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국내 최초로 SiC 웨이퍼 생산(SK실트론)부터 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SK파워텍)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SK그룹은 국내 유일의 웨이퍼 생산업체인 SK실트론을 통해 전력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오는 2025년까지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SiC 웨이퍼의 생산량을 지금의 17배로 늘릴 계획이다. 전력반도체 설계·제조 기업 SK파워테크닉스는 SK파워텍으로 사명을 바꿔달고 SiC 전력반도체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
DB하이텍은 오는 2024년까지 8인치 GaN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에 나섰다. 충북 음성 상우공장에서 SiC 전력반도체 생산 준비 작업에도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