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원장 “16개 의대 교수들 25일 사직서 제출”
“정부가 ‘2000명’ 먼저 풀어야…지속되면 국민건강 돌이킬 수 없는 피해”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저희에게 퇴로 없다…정부, 논의의 장 열어달라”
17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의 세 번째 집단행동 위기를 맞았다.
악화일로를 걸어온 의사 단체의 집단행동에 의대 교수들까지 가세해 공동 사직 결의를 했다.
오는 25일 사직을 예고한 의대 교수들의 결의가 실행된 경우 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의대 증원 반대 등을 명분으로 똘똘 뭉쳤다.
의사단체들은 그 때마다 전공의·의대생→전임의→교수 순의 반복된 집단행동 패턴을 보이며 '집단이익 수호'를 관철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강행,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관련 정부의 양보를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정부는 이번 '의대 증원 2000명' 방침에 대해 협의 또는 조정 의사가 없다며 단호한 기존 입장을 고수, 전혀 물러서지 않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대교수 비대위)의 방재승 위원장(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16개 의대 교수들의 25일 사직서 제출' 결정을 발표하며 정부에 2000명 증원 방침을 풀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상황이 지속되면 국민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 위원장은 전날인 16일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환자를 버리는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국민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전국의대교수 비대위 2차 총회에 20개 의대 비대위원장이 참여해 그중 16개 대학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며 “나머지 4개 대학은 의견을 수집하는 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환자의 진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특히 응급실과 중환자실 진료는 할 수 있는 선까지 최선을 다해서 사직서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지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교수들이 손가락질 받으면서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은 어떻게든 이 사태를 빨리 해결해보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정부가 먼저 2000명 증원을 풀어주셔야 합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우리 의료 시스템에 장기간 지속되는 커다란 타격을 주고 젊은 의사들 마음의 상처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에 되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며 의사와 환자 사이 신뢰는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오는 22일 다시 회의를 열어 의대별로 응급실과 중환자실 운영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15일 회의에 전국 40대 의대 중 40개 의대 중 강원대·건국대·건양대·계명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부산대·서울대·아주대·연세대·울산대·원광대·이화여대·인제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한양대 등 20개 의대가 참여했다. 사직서 제출을 결정한 의대에서는 집단 사직에 동의하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찬성률은 최소 73.5%에서 최대 98%였다. 사직서 제출을 결정하지 않은 4개 대학은 다음 주 의견을 설문조사를 진행해 사직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공의 집단행동을 부추긴 혐의로 고발당한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원장이 지난 16일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이번 사태의 계기는 정부가 갑작스럽게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저희가 되돌아갈 수 있는 퇴로가 없다고 본다. 정부가 전향적으로 다시 한번 더 논의의 장을 열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