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내 책임 아냐”→“큰절을 왜?”…지지율 계산 변했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03 22:12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공동취재/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공동취재/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4·10 총선 직전 급격한 태도 변화를 거듭 노출하고 있다.




중도층을 겨냥한 '반성 모드'에서, 지지층 투표 포기 등 이탈을 막기 위한 '자신감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3일 충북·강원 유세에서 “누가 저한테 '옛날에 국민의힘 계열(정당)이 계속했던 것처럼 선거 막판에 큰절을 하자'고 했다"며 “범죄자와 싸우는 데 왜 큰절을 하느냐. 서서 죽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보수층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사전투표와 관련해서도 오히려 “국민의힘은 모두 사전투표에 나설 거다. 저희와 함께해달라"고 독려했다.


그는 “누구는 3일 투표하고 누구는 하루 투표하면 그건 진다. 저쪽에서 이틀 먼저 출발하면 쫓기는 느낌이 든다"며 “같이 출발해야 한다. 우리의 기세를 사전투표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열세라는 평가가 대체적인 선거 상황에도 “박빙으로 분석하는 곳이 전국에 55곳이고, 그중 수도권이 26곳"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당 자체 판세분석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 언급한 것이다.




그만큼 '작은 변수'에도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위원장은 지난 1일만 하더라도 열세 상황을 전제로 한 가정한 메시지를 냈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여러분 눈높이에 부족한 게 있을 것"이라면서도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온 지) 100일도 안 됐다. 그 책임이 저한테 있진 않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또 “저는 너무 억울하다. (여러분이) 저한테는 한 번도 기회를 준 적이 없다"며 “제가 이렇게 사라지게 두실 겁니까"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에는 유권자들을 향해 "정부와 여당에 부족한 점이 많이 있지만, 정부가 그동안 해온 일을 한번 생각해봐 달라“며 한·미·일 공조 완전 복원, 원전 생태계 복원, 건설 현장 '건폭' 개혁 등을 성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이런 방향을 정부·여당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소통이 부족하다면 제가 있다. 제가 밤잠 안 자고 몸 던져서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권 심판론 고조 배경을 '실정'이 아닌 '소통 부재'로 지목한 셈이다.


한 위원장은 또 “지금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을 때다. 제가 죽는 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이 죽는다", “부족한 건 다 제 책임으로 돌리라"라고도 강조했다.


이런 태세 전환은 윤석열 대통령 '의료 개혁' 담화와 같은 날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히 시선을 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해당 담화에 “(의대) 2000명 증원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며 “지금은 전면적으로 대통령이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대통령 국정 기조 전환으로 정권 심판론을 돌파하기는 다소 어려워졌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비교적 최근 선거들 핵심 이슈였던 '부동산 악재'가 더불어민주당에 이어지는 상황도 여당 선거 전략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양문석 민주당 안산갑 후보 '딸 명의 사기대출' 논란에 “지난 문재인 정권이 억제를 넘어 사실상 탄압했던 부동산 시장, 그로 인해 치솟은 주택 가격에 국민이 신음하고 있을 때 정작 자신들은 사기, 불법 대출까지 받아 제테크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꼼수 증여' 논란이 불거진 공영운(경기 화성을), 양부남(광주 서구을) 후보 등도 거론하며 “앞에선 부동산 투기를 근절 외치고선 뒤에서는 자기 자식에게 부를 물려줄 궁리만 하는 이들의 정말 끔찍한 자식 사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이 초래한 '부동산 트라우마'로 인해 여전히 많은 국민, 특히 2030 청년층이 고통받고 있는데 그야말로 '부모 잘 만난' 민주당 후보들의 자녀는 여전히 그들만의 세상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