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고환율에 조선업은 수혜… 수주잔고 꾸준히 매출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12.23 15:40

3년치 수주 잔고 확보…내년 매출 인식 본격화
강달러에 ‘韓 조선업 우호’ 트럼프 재집권 호재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등 조선주 신고가行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FSRU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FSRU. HD현대중공업

조선업종이 안정적인 수주 잔고 확보로 순항하는 가운데 고환율과 트럼프 재집권 등 호재에 힘입어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내년에도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면서 업황이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잔고, 내년부터 매출로 인식…“수익성 개선"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 3사(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는 조선업에 대해 내년에도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신용등급 전망에 대해서도 3사 모두 '긍정적' 의견을 냈다.


조선업 실적 개선 요인으로는 △풍부한 수주 잔고 확보 △우호적인 사업 환경 등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국내 5개 대형 조선사의 수주 잔고는 지난 5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20년 말 44조3000억원이던 잔고량은 올해 3분기 말 138조1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조선사 대부분은 3년치 수주 잔고를 확보하면서 사업안정성을 증명했다. 내년은 그간 쌓아놓은 수주 잔고가 매출로 인식되는 해로 매출 확대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여기에 신조 선가도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한기평에 따르면 현재 신조 선가는 2007년 조선 호황기 때에 근접한 수준으로 2020년 말 대비 51% 가량 높다.




김종훈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지난 2021년부터 선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주요 조선사들은 수주 잔고를 확충함으로써 교섭력이 제고됐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적정 수준의 선가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고환율·트럼프 효과 등 사업 환경 우호적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수준인 1450원대에 육박하는 강달러 흐름도 조선업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종은 대표적인 강달러 수혜 업종으로 건조 비용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높아질수록 환차익이 늘어 수익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트럼프 2기 출범 역시 조선업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월 친환경 기조에 따라 LNG 액화 플랜트의 신규 승인을 중단하면서 조선사들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 LNG선 시장에서 국내 조선사의 점유율은 지난 10월 기준 69%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LNG 수출에 우호적인 만큼 트럼프 재집권 시 LNG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직후 한미 정상 통화에서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조선업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업황 호황에 현금배당 등 주주환원 발표…신고가 랠리

조선업 호황에 HD현대 조선부문 계열사들은 최근 주주환원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한국조선해양은 주주환원율을 30% 이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현금 배당 외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향후 3년간 배당성향 50~7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3년간 최소 주당배당금(DPS)을 3000원으로 유지하고 분기 배당을 연 4회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듯 조선업 실적 상승 전망이 우세하자 조선업종 주가도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이날 장중 각각 27만2000원, 14만2500원까지 오르며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이달에만 26.8% 상승했다. 이외에도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달 들어 20.6% 상승했고 한국조선해양(18.1%), 삼성중공업(5.6%) 등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김기령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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