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유사시 개입” 발언에 中 “내정간섭” 발끈
자국민에 日여행자제 지침···외교충돌 장기화 촉각
2010년 센카쿠분쟁때 국내·中진출 기업 반사이익
한국여행 수요 증가, 항공·내수 업종 수혜 기대감
▲출처=이미지투데이.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유사시 대만 위기에 일본 개입' 발언을 놓고 일본과 중국 간 정치 대립이 격화하자 국내 산업계가 사태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2010년 중·일 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 당시 우리 기업에 반사이익이 있었다는 점에서 '대만 개입 발언' 사태의 진전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인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는 센카쿠 사태와 비슷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를 보이면서도 중국 정부의 자국민 일본 관광 및 교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 이어질 경우 국내 관광· 항공·내수 부문에서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17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 중국은 최근 자국민들에게 일본 여행을 자제하라고 명령했다.
주일 중국 대사관은 15일(현지시각)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중국 외교부와 주일 중국대사관·영사관은 가까운 시일에 일본을 방문하는 것을 엄중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알린다"며 “이미 일본에 있는 중국인의 경우에는 현지 치안 상황을 주시하고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관련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공개적으로 해 중일 간 인적 교류 분위기를 심각하게 악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집권한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7일 중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게 양국 관계 경색의 화근이다.
해당 발언 이후 쉐젠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자신의 SNS에 “멋대로 들어온 그 더러운 목은 주저 없이 벨 수밖에 없다"는 극언을 남기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여행 금지령'을 내린만큼 향후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중국동방항공,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등은 무료로 일본행 항공편 취소나 변경 수속을 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이 2010년 겪었던 영토 분쟁 수준의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충돌을 계기고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자 일본 경제는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함께, 중국 내에서 반일감정이 불타오르면서 우리 기업들도 일부 수혜를 봤다. 중국 현지에서 토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곤두박질친 대신 현대자동차·기아는 역대 최고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한 것이다. 당시 월간 판매만 놓고 보면 토요타·혼다 출고량이 반토막나며 7만여대 줄어들 동안 현대차 판매는 8만대 늘어나는 현상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정치적 대립으로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는 지배적이다. 한국 제품의 중국 현지 점유율이 너무 낮은데다 주요 경쟁상대 역시 과거 일본에서 현재 중국 브랜드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 수출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2010년 당시에도 일본과 중국 간 경제 교류가 위축되며 우리나라가 잠깐 관심을 받긴 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본이 중국 대신 한국과 분쟁·경쟁 구도를 만들려 독도·7광구 문제 등을 부가하는 등 정치·외교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반면에 국내 내수 분위기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을 가진다. 일본으로 가려던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우리나라로 들어올 여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여행·항공업계가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호텔·카지노 등 업종도 중국인 유입 여부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말연시를 앞두고 시점과 맞물려 중국 해외여행 수요가 높아질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