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해안에서 바다로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연간 3만7000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1.22 10:11

머신러닝으로 밝혀낸 글로벌 해안 플라스틱 배출
강과 하천, 선박 통해 바다로 들어가는 양은 별도
동아시아 해안 구조적으로 취약해 특별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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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필리핀 마닐라 인근 프리덤 아일랜드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고발하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프리덤 아일랜드는 맹그로브 숲과 습지가 있는 생태 관광 지역으로, 많은 철새들의 서식지다. [사진=그린피스]


전 세계 해안 지역에서 바다로 직접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연간 3만7000톤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 양은 강과 하천, 선박 등을 통해 바다로 들어가는 플라스틱 폐기물과는 별도다.


중국 톈진대학교와 칭화대학교 연구팀이 머신러닝 기법을 동원해 플라스틱 폐기물의 규모와 특성을 파악한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전 세계 3468개 해안 샘플링 지점에서 수집한 2만5892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했고, 국가·지역별 해안 플라스틱 배출량을 추정했다.



그 결과 2019년 기준 전 세계 해안에서 바다로 직접 유입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년 3만7000톤(중앙값, 최소 1만5300톤에서 최대 5만9000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아시아 해안에서만 매년 약 1만4000~2만1800톤의 플라스틱이 직접 바다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전 세계 해안 플라스틱 배출량의 40.6%에 해당한다(중앙값 기준). 급격한 소비 증가와 해안 인구 집중, 폐기물 관리 인프라의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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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해안을 통해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단위:톤/년). (자료=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2026)


연구팀은 전 세계 해안을 사회·경제적 특성과 배출 구조에 따라 네 개의 클러스터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중국과 일본은 '클러스터 1'에 포함됐는데, 이 유형은 인구 밀도가 높고 대도시 해안권이 발달했으며, 물류·관광·소비 활동이 집중된 지역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 지역에서는 음료병과 식품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페트(PET)와 폴리프로필렌(PP) 등 일회용 플라스틱이 주요 배출원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경우 논문에 직접 언급은 되지 않지만, 높은 인구 밀도와 소비·물류 구조 측면에서 이들과 유사한 해안 특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해안 플라스틱 오염이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국내 사례도 함께 언급됐다. 연구에 따르면, 2011년 경남 거제도 인근에서는 집중호우와 태풍 이후 부유 플라스틱, 폐어구, 스티로폼 부표, 생활 쓰레기가 대량으로 유입됐다. 이로 인해 당시 관광객 감소와 지역 경제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해안 플라스틱 문제가 관광 산업과 연안 지역 생계에 실질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별 해안 플라스틱 배출량 추정치에서는 필리핀(3140톤), 인도네시아(2710톤), 인도(1440톤)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중국은 약 1270톤으로 6위, 일본은 980톤으로 10위에 올랐다. 한국은 따로 순위를 밝히지 않았다.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가 상당수가 플라스틱 소비 증가 속도를 폐기물 관리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해안 플라스틱 배출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으로 '부실하게 관리된 플라스틱 폐기물(mismanaged plastic waste, MPW)'을 지목했다. 단순히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는 것보다, 이미 발생한 폐기물이 적절히 수거·처리·재활용되지 못하고 환경으로 유출되는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해양 오염 저감에 더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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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해안을 통해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1인당으로 환산한 양(단위:g/인/년). (자료=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2026)

이에 따라 연구진은 동아시아와 같은 고밀도 소비·도시화 지역에서는 재활용 인프라 확충, 해안 인접 지역의 폐기물 수거 체계 강화, 그리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의 실효성 있는 운영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안 지역이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핵심 경로임을 데이터 기반으로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해양 생태계 보호는 물론 관광·연안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보다 정교하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해안 폐기물 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정책적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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