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퇴임 신성환 11일 기자간담회
임기 동안 7차례 금리 인하 소수 의견
현재는 중동 전쟁발 유가 상승 경계
“통화정책 결정 최우선 요소는 물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퇴임을 하루 앞둔 11일 “기준금리 인하를 논하기 부담스런 시기"라고 말했다. 신 의원은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지만, 미국과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물가를 가장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2022년 금융통화위원에 합류한 그는 약 4년의 임기를 마치고 12일 퇴임한다. 임기 동안 그는 7번의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내며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돼 왔다.
다만 현재는 물가 불확실성과 상승 압력이 굉장히 큰 만큼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는 부담스러운 시기라고 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의 최우선 요소는 '물가'라며 “그동안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냈던 것은 제 나름대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물가 목표치인 2%에서, 특히 위로 멀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면 성장과 물가가 상당히 상충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인플레이션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고공행진하면 경제가 엄청나게 고통받는 한이 있더라도 유가로부터의 2차 충격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은에게 주어진 맨데이트(Mandate·책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반도체 호황도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고용 등에 영향이 크지 않아 물가 충격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신 위원은 이달 금통위에 참여해 점도표를 찍는다고 가정할 경우 어디에 표시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런 생각을 점도표에 반영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향후 한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가 흐름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가가 올해 말 70달러 정도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90달러는 될 것 같다"며 “경우에 따라 더 갈 수도 있고 미국과 이란 합의 등이 이뤄지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연말까지 유가가 지속해서 오르면 2차 충격을 피하기 어려워진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생산자들은 유가가 잠깐 올랐다가 떨어진 부분은 어느 정도 이익으로 투자를 할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상승이 지속되면 생산자들이 (상승분을) 흡수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진다"며 “이 경우 물가와의 싸움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한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에는 양극화에 따른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신 위원은 “양극화라는 것은 두 개의 섹터가 있는데 하나의 섹터의 적절한 금리는 3%, 다른 섹터의 적절한 금리는 2%인 상황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두 섹터가 낙수 효과 등 선순환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일치가 됐으나, 지금은 연결고리가 상당히 약해진 상태"라며 “금리가 높은데 더 높이면 더 어려워지는 만큼 (금리 인상 시)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다른 대안이 크게 없고 통화당국의 맨데이터가 물가이기 때문에, (한은은) 어쩔 수 없이 물가를 잡는 데 전력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 위원은 양극화 때의 통화정책 방식과 통화정책의 보조적인 수단이 없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 물가 등은 경제 전체를 기준으로 판단하지만 현재는 약 10% 비중의 (반도체) 섹터가 경제 전체 주요 지표를 결정하고 나머지 70~80%는 어려움을 겪는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금융시장 쏠림 현상을 해소하고, 높은 저축률로 인한 민간소비 부진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